얼굴인식 신기술, 설립하자마자 네이버가 투자

창업과 동시에 네이버로부터 15억 원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네이버는 지분 30%의 가치를 15억 원으로 평가했다. 자본금 7000만 원으로 회사를 세우자마자 5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인공지능(AI) 및 증강현실(AR) 전문가를 꿈꾸는 엔지니어들이 모여 만든 알체라(Alchera)의 이야기다.

알체라는 지난해 6월 설립돼 아직 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기술 스타트업이다.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의 김정배 대표, 황영규 부대표, 오영택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전문 엔지니어 3명이 공동 창업했다. ‘AI로 여는 꿈’이라는 의미를 이룰 수 있도록 호주 원주민어로 꿈의 시대(Dream Time)라는 뜻의 알체라를 사명으로 택했다.

김정배 대표는 “알체라가 AI 및 AR 분야에서 연구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가장 매력적인 회사가 되고 이를 통해 인류에게 꿈의 시대를 열어주고 싶다”며 “신기술은 연구 인력 그 자체로 습득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 훌륭한 엔지니어와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는 것이 기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알체라 알체라 공동창업자 3명. 왼쪽부터 오영택 CTO, 김정배 대표, 황영규 부대표.

 

◇ 삼성종합기술원 출신들이 6년간 품은 꿈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컴퓨터 비전과 기계학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13년간 재직하며 얼굴 인식 기술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얼굴 인식 기술에는 김 대표의 공로가 깃들어있다. 황 부대표와 오 CTO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각각 9년, 5년간 몸담으며 김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김 대표는 “컴퓨터 비전 및 컴퓨터 그래픽스에 특화된 공동창업자 3명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함께 과제를 할 때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으로 움직이는 메디컬 퓨전 이미징(Medical Fusion Imaging)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 기술은 삼성논문상 금상을 수상했고 의료기기 사업부를 통해 에스 퓨전(S-Fusion)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됐다”고 말했다.

이 세 명이 공동으로 설립한 첫 회사가 탄생하기까지는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는 황 부대표와 활동자금을 출자한 후 주말에 짬을 내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로 제안서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특허도 만드는 등 4년간 노력을 기울였다.

황 부대표가 삼성을 떠나 SK텔레콤 미래기술원으로 이직하면서 함께 사업하고자 했던 계획은 모두 허물어지는 듯했다. 이후 1년 반의 공백을 거쳐 지난해 초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 황 부대표가 3D 관련 기술 자문을 시작하며 기회를 잡았다. 공동창업자들의 기술이 인정받으면서 알체라는 회사 설립과 동시에 네이버 투자까지 받게 됐다.

알체라는 14명의 재직 인원 중 박사 6명, 석사 3명, 학사 3명 등 12명의 연구 인력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젝트 미팅과는 별개로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는데 매주 두 명씩 신기술을 소개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이를 위해서 항상 논문을 읽고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어 연구진들에게는 매우 값진 시간이 된다는 전언이다.

김 대표는 “현재 미국, 일본, 영국, 이스라엘,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인공지능 연구 개발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제 막 태동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훌륭한 연구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매력적인 기업을 만들어 이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스노우 외 다양한 채널 통해 신기술 선보일 것

알체라는 AR 기반의 3D 얼굴인식 엔진을 개발했다.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해 영상에서 인물을 인식하고 3D 가상 물체를 덧입힐 수 있는 기술이다. 다른 곳들은 얼굴 인식을 대부분 인증 용도로 쓰려고 개발하고 있지만 이 엔진에서는 동영상 앱에서의 효과 필터로 개발해 쓰고 있다. 향후에는 신체인식 및 사물인식으로 범위를 확대해 보다 다양한 용도와 채널로 선보일 계획이다.

알체라의 3D 얼굴 AR 엔진은 카메라 앱 분야에서 아시아 1위인 스노우에 채택됐다. 이외에도 센서 기반의 3D AR 기술들이 스노우에 탑재되면서 스노우가 2D AR에서 3D AR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스노우 제휴 이후 다른 기업들도 알체라의 기술력에 관심을 갖고 연락이 온다는 귀띔이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네이버 투자는 스노우 카메라에 3D AR 엔진을 탑재하기 위한 것이 맞지만 알체라의 사업이 스노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조만간 저희의 새로운 기술이 네이버나 스노우 외에도 여러 채널을 통해 선보이게 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많은 연구원들을 영입해 고도화된 인공지능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추가 투자 유치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알체라는 입력 영상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영상 인식 분야와 3차원 정보를 사람들에게 다시 보여주는 증강 현실 분야를 모두 다루고 있다. 알체라 연구진들은 얼굴 인식뿐 아니라 일반 물체 인식과 메디컬 영상 처리에도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황 부대표는 3D 얼굴 표정 추적, 표정 클로닝(Cloning) 등 얼굴인식 기술과 메디컬 퓨전 이미징을 연구했고, 오 CTO는 의료영상에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을 결합하는 일을 해왔다.

알체라는 향후 손 제스처 인식, 신체 관절 움직임 인식, 신체와 배경 분리, 신체에 대한 3D 복원(Recon)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커 없는 증강현실 등 신규 추진 사업도 많다.

김 대표는 “알체라는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동작할 수 있는 고유의 딥러닝 프레임워크 및 AR 엔진을 가지고 있다”며 “학습 데이터 제작팀,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팀, 모바일 최적화팀에 이르기까지 AI와 AR에서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갖춘 회사는 찾기 힘들기에 이는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 더벨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704170100029860001816&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